장기주차는 차량 소유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상황입니다. 출장, 여행, 장기 이사, 혹은 차량을 일시적으로 운행하지 않을 때 차를 오랜 시간 동안 주차해두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차량을 오래 세워두기만 해도 의외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알고 계셨나요? 배터리 방전은 물론 타이어 변형, 차량 부식, 실내 악취, 심지어 도난 위험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주차 전 철저한 준비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차량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정비, 청결 관리, 사고 예방 팁을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1. 정비: 차량 상태 점검 및 사전 조치
장기주차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차량의 기본 상태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특히 엔진오일, 브레이크 오일, 냉각수 등의 소모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도가 떨어지거나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을 장기 보관하기 전에는 교체하거나 점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된 오일이나 냉각수가 그대로 있는 채로 장시간 방치되면 차량 성능 저하는 물론, 부품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장기주차 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승용차 배터리는 2주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 방전이 일어납니다. 이때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점프 스타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전문가들은 2주 이상 차량을 세워둘 계획이라면,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거나 차량 유지충전기(트리클 충전기)를 연결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겨울철처럼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는 배터리 효율이 더 급격히 떨어지므로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타이어 공기압 역시 중요한 점검 요소입니다. 차량이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무게를 계속 받으면, 타이어의 특정 부위가 찌그러지는 플랫스폿(flat spot)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타이어 수명을 줄이고 승차감에 악영향을 줍니다. 장기주차 전에는 평소보다 공기압을 10% 정도 높여주는 것이 좋고, 만약 몇 달 이상 주차가 예상된다면 차량을 받침대 위에 올려놓아 타이어 하중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2. 청결: 외부/내부 오염 방지 및 위생 유지
차량 외부의 청결은 단순히 보기 좋은 것만이 아니라, 차량 보호와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먼지, 낙엽, 새 배설물, 황사 등은 도장면을 손상시키고 부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주차 전에는 외부 세차를 꼼꼼히 하고 왁스를 발라 코팅을 해주면 보호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외부 주차장에 주차할 경우, 차량용 커버를 사용하면 자외선과 외부 오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단, 커버를 씌우기 전에 차량이 충분히 건조된 상태인지 꼭 확인해야 곰팡이나 얼룩이 생기지 않습니다. 차량 실내도 방치하면 금방 오염될 수 있습니다. 음식물 찌꺼기나 쓰레기를 그대로 둔 채 장기주차를 하면 악취가 생기거나 벌레가 유입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온도 상승으로 인해 곰팡이나 세균이 급속도로 번식할 수 있으니, 실내 청소는 필수입니다. 청소 후에는 탈취제를 두거나 습기 제거용 제습제를 설치해두면 더욱 좋습니다. 또한 햇빛 가리개를 사용해 대시보드나 전자기기 손상을 방지하고, 가죽 시트의 갈라짐을 예방하는 것도 추천됩니다. 운전대, 기어봉, 콘솔박스 등 자주 손이 닿는 부분은 알코올 티슈로 닦아 소독해두면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바닥매트를 제거하거나 젖은 부분이 없도록 철저히 말려둬야 악취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예방: 도난·사고 방지 및 보관 환경 선택
차량이 아무리 잘 정비되고 청소되었더라도, 잘못된 장소에 주차하면 도난이나 파손 위험이 존재합니다. 가능한 한 실내 주차장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실외 주차장이라면 CCTV가 설치되어 있고 조명이 잘 갖추어진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공항이나 기차역 근처 장기주차장은 유료더라도 관리가 철저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난 방지를 위해 핸들 잠금장치, 휠락, 블랙박스 상시 전원 유지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됩니다. 장기적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고자 블랙박스를 꺼두는 경우도 있지만, 사고 예방이나 도난 증거 확보를 위해선 최소한 모션 감지 모드만이라도 켜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 경우 배터리 방전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차량 내 귀중품은 반드시 제거하고, 대시보드나 뒷좌석에 가방이나 박스 같은 물건도 두지 않아야 도난의 표적이 되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차량 보험 내역도 다시 점검해 장기주차 중 발생할 수 있는 도난, 침수, 자연재해 등에 대한 보장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특약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주차 전에 차량 번호판과 전체 차량 외관 사진을 촬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차량 손상이나 사고, 분실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진 자료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량키도 분실 위험이 없는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해두세요.
4. 결론
장기주차는 단순히 차량을 오랫동안 세워두는 것이 아닙니다. 차량의 수명과 안전, 그리고 향후 운행 시의 편의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점검 리스트를 체크하고, 환경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장기주차 후에도 차량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귀찮더라도 철저한 준비가 차량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키는 첫걸음입니다.